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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⑤] 순창군 방역초소 ‘복마전’…노동청 확인서에 체불임금 854만 원 명시, 순창군은 법정서 전면 부인

최철민 기자 입력 2026.11.03 16:16 수정 2026.11.03 16:18

-노동청 조사 거쳐 체불임금 등·사업주확인서 발급…순창군도 지급 확약문서 작성
-법원 답변서에는 “임금 전액 지급”…공적 확인과 자체 문서 뒤집은 행정의 이중성 논란
-원고 측, 3개 기관 상대 문서 제출명령 신청…금반언·신의성실 원칙 위배 여부 쟁점

사진 - 미지급 임금 지급 독촉에 따른 순창군 회신 공문

임순남 뉴스 = (기획취재팀) 순창군 가축 방역초소에서 주·야간 교대근무를 했던 기간제 근로자의 임금체불 사건이 법정 공방으로 번진 가운데, 순창군이 노동관서의 공식 확인서와 스스로 작성한 지급 확약문서가 존재함에도 법원에서는 체불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나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노동관서가 현장 실태와 관계자 조사를 거쳐 체불임금 854만 6,230원을 명시한 확인서를 발급했고, 순창군 역시 앞서 체불임금 정산과 지급을 약속하는 문서를 작성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군의 입장 번복이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 전주지방법원 순창군법원에는 해당 근로자가 순창군을 상대로 제기한 임금 청구소송(2026가소1072)이 진행 중이다. 재판의 핵심은 방역초소에서 근무한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과 법정 가산수당이 제대로 지급됐는지, 그리고 순창군이 과거 인정한 지급 의무를 법정에서 번복할 수 있는지다.

본지 취재 결과,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전주지청은 해당 근로자의 임금체불 진정과 관련해 근무 실태 및 담당자 조사 등을 진행한 뒤 「임금채권 보장법」에 따른 '체불임금 등·사업주확인서'를 발급했다.

이 확인서에는 체불임금액이 854만 6,230원으로 기재돼 있다. 이는 단순한 근로자의 일방적인 주장이 아니라 노동관서의 조사 절차를 거쳐 공식 문서에 명시된 금액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더욱이 순창군은 지난해 10월 당초 임금 산정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체불임금 정산 및 지급을 약속하는 문서를 작성해 원고에게 교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관서의 확인서에 이어 사용자 측인 순창군 스스로 지급 의사를 문서로 남긴 셈이다. 이에 따라 해당 문서는 순창군의 채무 인식 여부와 지급 의무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증거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순창군은 최근 법원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기존 태도와 상반된 주장을 내놓았다. 원고에게 임금을 전액 지급해 체불임금이 존재하지 않으며, 노동청의 확인서는 잠정적인 서류에 불과하다는 취지이고, 노동관서의 공식 확인서와 순창군 자체 지급 확약문서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법원에는 체불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제출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행정착오나 임금 산정 방식에 대한 다툼을 넘어, 공공기관이 스스로 작성한 문서와 법정에서의 주장이 과연 양립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낳고 있다.

원고 측은 순창군의 이러한 태도가 신의성실의 원칙과 금반언의 원칙에 반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금반언의 원칙은 당사자가 과거에 표명한 언행이나 태도를 상대방이 정당하게 신뢰하도록 한 뒤, 특별한 사정 없이 그와 모순되는 주장을 하는 것을 제한하는 법리다. 신의성실의 원칙에서 파생된 것으로, 자신의 선행행위와 모순되는 후행 행위가 상대방의 정당한 신뢰를 침해하는 경우 법률상 제한될 수 있다는 취지다.

이번 사건에서는 순창군이 작성한 지급 확약문서의 내용과 작성 경위, 노동청 확인서 발급 이후의 대응, 법원에 제출한 답변서의 주장이 서로 모순되는지가 중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임 노동조합 간부도 노동청의 체불임금 확인서 발급과 이후 수사 결과 사이에 설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에서 체불임금 등·사업주확인서가 정식 발급됐는데도 어떻게 내사종결(혐의없음) 처분이 내려졌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각 기관의 조사 내용과 판단 근거를 명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원고 측은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법원을 통해 관련 3개 기관을 상대로 문서 제출명령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임금 산정과 지급 내역, 노동관서의 조사자료 및 관련 행정 문서 등을 확보해 실제 체불 여부와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겠다는 취지다.

결국, 이번 재판은 단순히 임금 854만 원의 지급 여부를 넘어, 순창군이 과거 작성한 공식 문서와 현재 법정 주장의 신뢰성, 공공기관의 사용자로서 책임을 함께 따지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공공기관이 취약계층 기간제 근로자의 임금 문제를 처리하면서 스스로 작성한 지급 확약문서와 국가기관의 확인서가 존재하는데도 법정에서 이를 부인하는 것이 정당한지, 그 판단은 법원의 몫이다.

순창군은 과거 지급 확약문서의 작성 경위와 실제 지급 여부, 노동청 확인서에 기재된 체불액과 법원 답변서의 주장이 달라진 이유를 군민 앞에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행정은 문서로 약속하고 법정에서는 부인해도 되는가. 이번 임금소송은 순창군 행정의 책임성과 공공기관의 신뢰 문제를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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