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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은 무엇을 위한 기관인가?

최철민 기자 입력 2026.11.05 17:07 수정 2026.11.05 17:07

-체불임금 확인서는 발급하고 사업주에게는 혐의없음 통보…엇갈린 처분의 진실은 무엇인가?
-근로자에게 뒤늦게 전달된 처분 통보…조사와 통지 과정의 적정성 논란
-노동자를 보호해야 할 노동관서가 오히려 불신을 자초해서야 되겠는가

사진 - 임순남 뉴스

임순남 뉴스 = (데스크 칼럼) 최근 순창군 가축 방역초소에서 근무했던 기간제 근로자의 임금체불 사건을 둘러싸고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의 사건처리 과정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임금체불을 바로잡아야 할 노동관서가 오히려 사건을 축소하거나 부실하게 처리한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다.

사건의 발단은 순창군 가축 방역초소에서 약 6개월간 근무한 기간제 근로자 A 씨의 임금체불 진정에서 비롯됐다. A씨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은 조사 과정에서 A 씨에게 민사소송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체불임금 확인서'를 발급했다. 해당 확인서에는 체불임금 854만 6,230원이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문제는 이후 사건처리 결과다. A씨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전주지청은 순창군 측에는 혐의없음 또는 행정종결 취지의 처리 결과를 통보하면서, 정작 진정인에게는 같은 날 같은 내용의 처분 통보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A씨가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항의하자 전주지청은 약 40여 일이 지난 뒤 별도의 통보서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A씨가 확보한 문서에는 사용자 측에 전달된 내용과 근로자에게 뒤늦게 전달된 내용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같은 사건을 놓고 한쪽에는 체불임금 확인서를 발급하면서 다른 한쪽에는 혐의없음 취지의 처리 결과를 통보했다면, 그 판단 근거와 절차를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각각의 문서가 어떤 법적 절차에 따라 발급됐고, 서로 다른 판단이 어떤 이유에서 비롯됐는지 누구나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조사 과정도 석연치 않다. A 씨는 근로감독관이 실제 사업주인 순창군수에 대한 직접 조사를 진행하지 않고, 군수로부터 위임받은 공무원을 상대로 조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무원도 대리조사를 받았다고 증언하였다.
지방자치단체의 임금체불 사건에서 대표자에 대한 직접 조사가 필요한지 아닌지는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조사 대상자의 권한, 실제 임금 지급 및 결정 과정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 그러나 근로감독관이라면 적어도 임금 지급을 결정하고 관리한 책임자와 실제 업무 담당자를 구분하고, 관련 회계자료 등을 통해 체불 여부를 객관적으로 확인했어야 한다.

근로감독관은 단순한 민원 처리 담당자가 아니다.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법률이 정한 범위에서 특별사법 경찰관으로서 수사권을 행사하는 공무원이다. 「근로기준법」과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 범위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령에 따라 부여된 권한은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법 위반을 바로잡는 데 사용돼야 한다.

그만큼 조사 과정은 객관적이어야 하며, 조사 결과와 처분 내용은 당사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적법한 절차에 따라 통지돼야 한다. 특히 사건처리 결과가 근로자의 권리구제 절차와 직결되는 경우라면 통지 시기와 내용, 이의제기 방법에 관한 안내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도 이번 사건에서는 체불임금 확인서 발급과 사건 종결통보 사이의 관계, 당사자별 통지 시점과 내용의 차이, 조사 대상과 범위 등에 대해 해소되지 않은 의문이 남아 있다.

A 씨는 결국 노동관서의 사건처리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며 순창군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형사고소까지 진행했다. 현재 법원에서는 체불임금 지급 여부를 둘러싼 다툼이 진행되고 있다.

최저 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으며 생계를 이어온 기간제 근로자가 국가기관의 도움을 받기 위해 진정을 제기했지만, 그 처리 결과를 둘러싸고 다시 법정 다툼과 형사 절차에 나서야 하는 현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노동청의 체불임금 등 사업주확인서가 발급됐다는 사실만으로 민사상 임금채권의 최종적인 액수나 형사상 범죄 성립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형사 절차에서 혐의없음 또는 행정종결 처분이 내려졌다고 해서 근로자의 민사상 임금청구권까지 당연히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노동관서의 조사와 판단은 더욱 엄격하고 투명해야 한다. 서로 다른 절차에서 다른 결과가 나왔다면 그 이유를 설명하고, 조사 과정에 오류가 있었다면 바로잡아야 한다.

고용노동부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일하는 국민이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고 정당한 임금을 받도록 보호하며, 노동관계법 위반을 조사하고 바로잡기 위해서가 아닌가. 힘없는 기간제 근로자가 국가기관을 상대로 자신의 권리를 호소하는 상황에서 노동관서마저 불신의 대상이 된다면 노동 행정의 존재 이유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은 이번 사건의 처리 과정에 대해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 체불임금 등 확인서의 발급 근거와 조사 결과, 사용자와 근로자에게 각각 통보한 문서의 내용 및 발송 시점, 조사 대상자 선정 이유, 사건 종결 판단의 근거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아울러 근로감독관의 조사와 처분 과정에 절차상 하자나 부당한 업무처리가 있었는지 자체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상급기관의 감찰과 재검토를 통해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

노동자를 보호해야 할 기관이 노동자에게 또 다른 벽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은 무엇을 위한 기관인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 국가기관의 문서와 판단을 믿고 권리구제를 요청한 근로자가 억울함을 호소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객관적인 조사와 책임 있는 설명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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