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임실고 스위스 치즈캠프 보고서
「임실고 치즈과, 스위스를 누비다」
김효순 교장의 시리즈⑤스위스에서 발견한 임실치즈의 희망
이제 스위스 치즈캠프 보고서도 마지막 편이다. 처음 시리즈를 시작할 때는 무슨 말을 어떻게 쓸 것인가 고민도 많았다. 막상 시리즈의 마지막이다고 생각하니 혹시 스위스의 아름다운 자연과 알프스의 목가적인 풍경, 그리고 명품 스위스 치즈 이야기에 밀려 정작 우리 학생들의 이야기와 임실치즈 이야기를 빠트리지 않았나 걱정이 앞선다.
사실 스위스 치즈캠프를 처음 계획했을 때는 몇 가지 걱정이 있었다. 첫째, 지자체로부터 예산 지원이 정말 가능할까. 둘째, 우리 학생들이 그런 많은 예산을 들여서 캠프를 갈만큼 준비되어 있는가. 셋째, 캠프를 다녀와서 충분히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도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교육은 당장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그 무엇에만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과 우리 학생들의 잠재력과 미래에 대한 믿음으로 시작한 일이었다. 그래도 학교를 믿고 지자체에서 흔쾌히 많은 예산을 지원해주었고 우리는 정말 많은 준비를 했다. 그리고 실제 캠프기간 내내 우리는 이번 캠프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최선을 다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얻고자 노력했다.
그래서 시리즈 마지막으로는 캠프 기간 동안 우리 학생들이 임실치즈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미래를 꿈꾸었는가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서 많은 지역민들의 관심과 기대에 답하고자 한다.
매일 저녁 호텔로 돌아오는 버스 속 치열했던 소감 발표와 귀국 보고회
스위스에 머물렀던 7일 동안 우리는 하루 일정을 시작하기 전에 매일 아침 버스 안에서 그날 체험(또는 방문)하는 치즈에 대해 미리 이론적으로 설명하고 체험(방문)하면서 관심을 두어야할 내용을 과제로 부여했다. 그리고 하루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는 그날 배운 내용과 주어진 과제를 짧게 요약해서 발표하고 질문을 하도록 했다.
물론 이번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은 학과성적과 치즈 관련 학업계획서, 영어회화 등 3차에 걸친 선발 과정을 거치긴 했지만 그래도 농촌지역의 전문계열 고등학생들이었다. 대부분의 요즘 학생들처럼 싫증도 쉽게 내고 끈기가 없어 주의가 산만하였다. 어쩌면 학생들의 관심은 치즈가 아닌 이국적인 풍광과 문화일 수도 있었다. 특히 남 앞에서 자기 생각을 요약해서 발표하기는 더 힘들어했다. 어쩌면 이렇게 요약하고 발표하는 자체가 처음인 학생들도 있었다.
첫날 열명 모두를 3분 스피치로 발표시켰는데 다섯 명 정도는 요약도 잘하고 비교적 독특한 자신만의 생각을 천천히 발표도 잘했다. 그 중 세 명은 겨우 두 세 마디 정도로 간단히 발표했고 나머지 두 명은 정말 한마디도 발표하지 못했다. 아마도 남 앞에서 말한 경험이 없는 듯 했다. 그래서 수준별로 과제를 주기로 했다. 발표를 잘하는 다섯 명에게는 주제를 정해서 스위스 치즈와 임실치즈를 비교해서 발표하도록 하고, 두 세 마디로만 발표한 학생은 적어도 열 문장이상 발표하도록 하였으며, 전혀 한마디도 못하는 학생은 하루 일정을 쭉 일기 식으로 써서 보고 읽으라고 지도했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계속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캠프 마지막 날에는 종합 발표회를 하겠다고 예고를 했다.
놀라운 건 학생들이었다. 처음에 발표를 하지 못했던 학생들도 한 두 마디라도 써서 읽었고, 점차 발표에 익숙해져 갔다. 더 놀라운 건 어디를 방문해도 학생들이 진지하게 메모를 해가면서 설명을 듣고 체험도 열심히 했으며, 저녁 식사를 마치면 학생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꼬박꼬박 정리를 하면서 마지막 날 발표할 자료를 준비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띄었다. 어떤 학생은 아침 식사시간에도 노트를 손에 들고 있을 정도로 눈에 띄게 달라지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새삼 놀라운 교육의 힘을 실감하였다.
< 스위스에서 마지막날 발표회 모습> < 스위스 호텔에서 발표장 모습 >
치즈 마이스터제 도입부터 유청 스파에서 고구마 치즈까지 기발한 아이디어들..
드디어 마지막 날 밤 종합 발표회 시간이 되었다. 호텔 식당 한쪽에 프랑 카드도 붙이고 테이블도 세미나 형식으로 배치하였다. 학생들도 조금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여 제법 발표회 분위기가 났다. 우리는 준비해간 캠코더로 전 과정을 녹화하기로 했다. 열명 모두가 나름 열심히 준비하여 진지하게 발표했다. 주제는 스위스 캠프에 참가하여 가장 인상 깊었던 점과 임실치즈와 비교해 볼 때 스위스 치즈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 나아가 내가 몇 년 뒤 임실 치즈를 만든다면 어떻게 하고 싶은가 등 자유롭게 발표하도록 했다. 몇몇 눈에 띄는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있었고 미처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점도 있었다. 대체적으로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스위스의 치즈 마이스터 제도를 부러워했다. 대학을 가지 않고 베르푸슐레(직업학교로 우리나라의 전문계 고등학교와 같음)를 졸업하고 자격증만 취득하면 대졸자와 동등한 임금과 대우를 받는다는 스위스의 교육제도를 우리나라에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실제 이 부분은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고교 다양화 정책에 의해 전문계고를 특성화하자는 정책(일명 ‘전문계고 선진화 방안’)이 도입되고 있다. 특히 재학 시에도 산학 연계하여 실습을 강화하고 졸업하면 취업을 보장해주는 마이스터고를 시도별로 2~3개씩 지정하여 육성하고 있다. 우리학교 치즈과 역시 교과부 방안에 의해 2012년부터는 임실서고로 이전해서 임실서고를 치즈 특성화 학교(가칭 ‘임실치즈고등학교’)로 육성할 계획을 추진 중이다.
둘째, 스위스 농가들은 풍부한 천연 초지를 기반으로 소를 키우는 먹이가 모두 자급자족으로 우유를 생산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초지가 부족하여 수입 사료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우유생산 단가가 스위스에 비해 훨씬 높아 우리나라 농가들의 부담이 크다. 더구나 스위스 역시 우리나라처럼 농촌 인구가 줄어들지만 직불제의 확대 실시로 농가들의 재정상태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윤택하다. 특히 알프스 산속의 전통치즈에는 더 많은 직불제 지급으로 농가들을 보호하고 있다고 한다. 이점 역시 우리나라도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인 목축농가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하였다.
셋째, 치즈를 만들 때 생기는 유청을 활용하여 유청 비누를 만들고 나아가 유청 스파를 은 만들어 관광객을 유치하자고 제안했다. 유청은 실제 단백질과 지방질, 탄수화물 덩어리로 특히 피부에 좋다고 한다. 임실에서는 유청을 그대로 버리고 있으나, 스위스에서는 유청을 급냉시켜 음료로 개발 시판하기도 하고, 농축시켜 빵으로 만들며, 돼지먹이로 사용하기도 하여 재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도 유청으로 음료나 빵뿐 아니라 유청 비누, 유청 화장품도 만들고 유청 스파를 만들어 진안의 홍삼스파처럼 임실을 홍보하고 관광자원으로 개발하자는 제안을 했다. 이는 상당히 현실적인 제안이 아닌가 싶다.
넷째, 까망베르 치즈공장의 생산․판매․홍보 시스템을 도입하자고 했다. 엥겔베르그의 까망베르 치즈공장은 열 평 미만의 유리로 된 좁은 공간에서 기술자 한명이 약 1,150개의 치즈 만드는 과정을 공개하는 독특한 시스템으로 하루 관광객이 5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생산에서 판매는 물론 식당까지 one-stop으로 되어 있다. 또한 치즈 중간을 절단하여 그 지역 특산물인 허브나 버섯, 고추를 집어넣어 아주 소규모로 낱개 포장되어 있어 소비자의 기호에 맞게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었다. 특히 주변에 티틀리스산 관광지와 패키지 되어 더욱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이러한 점들은 이제 곧 문을 열게 되는 ‘임실치즈밸리’를 운영하는데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였다. 임실관내의 옥정호나 구담마을 등 인근 관광지와 패키지로 묶어 관광객을 유치하는 전략이 필요하며, 치즈 중간에 임실에서 많이 나는 농산물, 즉 마늘이나 고구마, 복숭아 등을 집어넣어 제품을 다양화하자고 제안하였다. 포장지 역시 임실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도안으로 캐릭터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본다.
다섯째, 스위스에서는 대규모 치즈 공장은 물론 아주 작은 전통치즈 공방에서도 치즈 제조 라벨을 카제인으로 만들어 부착시켜 숙성시킴으로써 체계적이고 위생적으로 관리되고 있었다. 특히 대규모 현대식 치즈공장은 최첨단 제조시설과 위생 관리시스템이 세계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명성을 자랑하고 있었고, 알프스 산속의 전통치즈는 그 나름대로 현대적 생산시설과 위생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기 보다는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면서 체험중심과 수제치즈로서의 그 위상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점 역시 임실치즈가 나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었다. 위생 규정이나 생산시설 규정 등을 국가가 일괄적으로 적용하기 보다는 우리나라 치즈산업 현실에 맞도록 융통성있게 적용하는 과감한 정책을 도입하자는 제안도 있었다.
여섯째, 치즈 관련 사업의 다양화와 저변 확대를 시도하고, 스위스의 치즈 제조, 판매, 홍보 전략을 벤치마킹하여 임실치즈 산업에 적극적으로 도입하자고 제안하였다. 스위스는 단순한 치즈생산에 그치지 않고 홈 치즈 제조 세트에서 가정용 치즈 요리 세트, 유아용 치즈 제조 장난감 세트까지 다양하게 개발 시판되고 있었다. 관광객을 위한 홍보 자료도 세계 각국의 언어로 제작되어 비치되어 있었고, 치즈 판매장의 디스플레이 역시 세분화되고 예쁘게 되어 있어 소비자들의 구매의욕을 자극하게 되어 있는 점 등을 체계적으로 연구하자는 제안은 비록 학생들이었지만 임실치즈에 대한 애정을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 외에도 많은 작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아직은 학생들의 아이디어 차원이어서 현실화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결코 간과되어서는 안 될 내용들이라 믿는다.
스위스 캠프 마지막 날 밤, 종합 발표회를 마치고 난 학생들의 얼굴에서는 해방감과 함께 무사히 발표를 마쳤다는 안도의 기색이 역력했다. 스위스 첫날, 호텔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한마디도 하지 못했던 학생의 모습과 마지막 날 밤, 당당하게 발표를 마친 그 학생의 모습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정말 배우는 학생들은 절대적으로 믿고 기다려줘야 한다. 우리 학생들이야 말로 임실치즈산업의 주역이 될 인재들이라는 확신이 더 강해졌다.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던 치즈캠프 귀국 보고회
귀국 후 학생들은 약 2주 동안 귀국 보고회를 준비했다. 10명을 5팀으로 조직해서 발표 주제를 다섯 개로 정하여 PPT자료를 준비했다. 또 캠프 사진전도 준비하였다. 드디어 10월 15일, 임실군청과 임실치즈조합에서 축산과장님과 조합장님, 그리고 치즈업무 담당자들이 다수 참석하여 학생들의 발표를 지켜보았다.
먼저 지도교사로 참가했던 김은진 선생님이 캠프 개요를 전체적으로 보고를 했고, 5개 팀이 차례로 발표했다. 1팀은 7박 9일간의 전체 일정을 동영상으로 발표하고, 2팀은 알프스 전통 치즈의 제조 과정을, 3팀은 스위스가 자랑하는 세계 명품 5대 치즈 공장을, 4팀은 스위스의 교육제도와 문화를, 5팀은 임실치즈의 발전 방안을 각각 발표했다.
또한 개인적인 소감도 발표했는데, 무엇보다도 학교대표로 선발되어 스위스에 가보았다는 점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또 학교에서 배우는 이론과 실습보다는 스위스 현지에서의 실습이 재미있었고, 방학동안이나 졸업 후에 스위스 농가에 와서 직접 일을 하면서 치즈 기술을 배우고 싶다는 학생도 있었다. 캠프기간 동안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치즈에 관해서 알게 되어 박사가 된 자부심이 들었지만, 언어가 안 통하여 앞으로 치즈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독일어나 영어를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학생도 있었다. 정말 말로만 백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것이 낫다는 말이 실감나기도 하고(百聞이 不如一見), 배우는 학생들은 더 큰 세상을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글로벌 인재 양성의 시작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하였다. 자랑스러운 학생들이었다. 스위스 버스 안에서 처음 발표를 시켰을 때 더듬거리며 한 두마디 했던 학생들 아니었던가. 아니 한마디도 못하여 다음날 써온 자료를 보고 읽었던 학생들이 아닌가. 그러나 지금은 이렇게 여러 사람 앞에서 당당히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고 소감까지 말하는 학생들을 볼 때 한없는 보람을 느끼게 했다.
한번의 기회는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 준다. 스위스에 다녀온 학생들 중에는 지난 11월에 전북대학교에서 개최한 ‘영농학생 세미나’에서 스위스 캠프와 임실치즈에 관한 내용을 발표하여 대상을 타오는 쾌거를 올렸다. 역시 자라나는 학생들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어떤 기회에 그 가능성이 개발되고 발현되게 하느냐는 바로 학교교육의 몫이다.
< 스위스 치즈캠프 귀국 보고회 > < 보고회와 함께 연 치즈캠프 사진전 >
스위스 치즈 마이스터 초청 글로벌 치즈 워크숍
이번 스위스 치즈캠프의 마지막 프로그램은 지난 11월 18일부터 20일 사이에 열렸던 ‘글로벌 치즈 인재 양성 워크숍’이었다. 우리학교 치즈과는 총 86명으로 전 학생이 스위스 현지를 다녀오면 더 좋겠지만 스위스 캠프는 10명만 참가하였다. 스위스에 참가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서 캠프경비를 절약하여 스위스를 치즈 마이스터를 직접 학교로 초청하여 치즈워크숍을 열게 되었다. 물론 치즈 마이스터는 지난 여름 스위스 캠프때 방문했던 크라우엔펠드 수도원 치즈 공장장으로 일하는 트리튼씨였다. 3일 동안 트리튼씨는 수도원에서 대대로 만들어온 전통적인 방법으로 2가지 치즈제조 방법을 선보였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방법에 대해 자부심이 대단했다. 그리고 이렇게 한국이라는 나라에 와서 강사로 참여할 수 있도록 초청해준데 대해 정말 고마워했다. 이번 워크숍에서 통역을 맡아준 분은 역시 지난 여름 스위스 캠프에도 참가했던 임실치즈마을의 김상철 사장님이었다.
이번 워크숍에는 2011학년도에 임실고 치즈과에 입학하게될 관내 임실동중, 관촌중, 오수중, 성수중 등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참석하여 워크숍 기간 내내 열심히 공부하였다. 참으로 대견한 모습들이었다. 또한 임실치즈마을과 농업기술센터에서 많은 분들이 참석하여 워크숍 열기를 더해주었다. 이렇게 지역내에서 치즈와 관련된 분들이 워크숍에 참석하여 공부하고 연구하는 모습은 우리 학생들에게 좋은 인상으로 남아 향후 진로 설정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이 기회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글로벌 치즈워크숍을 마치고 수료증과 함께> <치즈제조 기술을 실연하는 치즈마이스터 트리튼씨>
치즈는 하나의 오케스트라다.
흔히 음악을 말할 때 한 두 사람이 연주하고 노래 부르는 독주회, 독창회, 중창단, 실내악단도 나름 의미가 있지만, 여러 악기가 여러 사람에 의해 하나의 하모니를 이루어내는 오케스트라의 웅장하고 장엄한 음악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오케스트라를 생각해보자. 오케스트라가 무대에 오르기 까지는 수많은 사람들과 과정들이 필요하다. 악보가 있어야하고, 악기도 있어야 하고, 연주자도, 지휘자도 있어야 하고, 연습이 필요하고, 무대가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도 관객이 있어야 비로소 완성이 된다.
이번 캠프 기간 내내 ‘치즈는 하나의 오케스트라와 같다’는 김상철 말씀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치즈 한 조각이 식탁에 올라오기까지 젖소를 키우고 우유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초지부터 우유에서 치즈를 만들어내는 과정까지 수많은 사람들과 수많은 과정이 합쳐져서 만들어내는 하나의 오케스트라에 비유한 것이다. 불타는 열정과 집념으로 오랜 시간을 치즈를 공부하고 만들어 온 사장님이기에 치즈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표현한 말이라 생각하니 절대적으로 공감이 되었다.
그렇다. 치즈는 하나의 오케스트라이다. 나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덧붙이고 싶다. 치즈가 오케트라라면 임실치즈는 임실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오케스트라다. 소를 키우는 사람도, 그 소에서 우유를 생산하는 사람도, 그 우유로 치즈를 만들어내는 사람들도, 그 치즈를 판매하는 사람도, 이러한 전 과정을 임실군의 차원에서 큰 그림으로 그리고, 행정적으로 지원하는 사람도, 그 전 과정에 참여할 일꾼을 키워내는 학교도, 그 치즈를 사랑하고 사먹는 사람도 모두가 하모니를 이루면서 하나의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내는 오케스트라 단원인 셈이다. 오케스트라가 수많은 연주자 중에 단 한 사람이라도 다른 마음으로 연주에 참여한다면 하모니가 이루어지지 않듯이 임실치즈도 생산하고 판매하고 홍보하는 그 전 과정에 포함되는 수많은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각각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 군청은 군청대로, 농가는 농가대로, 공장은 공장대로, 학교는 학교대로 각각의 위치에서 임실치즈를 발전시키는 방안을 고민하고 때로는 함께 모여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마음과 아이디어를 모여야 한다. 임실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임실치즈에 대한 사랑으로 아름다운 연주를 이루어내고, 임실치즈로 인해 임실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그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믿으면서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