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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김규원 칼럼-이유있는(?) 인사

임순남뉴스 기자 입력 2010.10.11 10:07 수정 2010.10.13 10:18

이유있는(?) 인사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였다.
6일 단행된 임실군 정기인사에 그동안 말이 많았던 우려들이 모두 사실로 드러나 다시 한 번 군정에 대한 실망과 우려가 마음을 답답하게 한다.

강군수가 4일 청원조회에서 “이번 인사는 사업부서, 소수직렬, 여성배려 등의 기본 3원칙을 갖고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암시를 하더니 사업부서의 과장들은 면장으로 밀려나갔고, 여성배려는 보건직 6급 한명이 서열에 따라 승진한 외에 우대받은 흔적이 없다.

다만 소수직렬인 지방시설사무관(지적직)인 민원봉사실장이 서기관 자리인 기획실장 직무대리로 발탁되고 지방시설주사(지적직)인 민원봉사과 토지관리 담당이 사무관 자리인 덕치면장 직무대리로 승진하여 소수직렬에 대한 배려는 확실히 했다.

더구나 임실군 직제규칙을 개정해서까지 민원실장을 발탁할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 그리고 소수직렬에 대한 배려가 사무쳐서 직속계장까지 동반승진 시킨 일은 납득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인사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다.
특히 발탁인사에는 그 공무원이 군정발전에 큰 공을 세웠다거나 자타가 공인하는 능력자로 그 사람이야말로 그 일에 적임자라는 평가가 50% 정도는 되어야 합당한 인사라고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타 시군에서는 전례가 없는 소수직렬을 발탁해서 군민과 공무원들을 놀라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군민들의 기대에 부응한 인사라고 하기 어렵다.
아울러 군정 분위기를 바꾸는 의미에서 과장들을 면으로 보내고 신참 사무관들인 면장을 대거 불러들인 인사도 호사가들의 입줄에 오르내리기 십상인 부분이 있다.

물론 인사는 군수의 고유권한이다.
내게 주어진 칼로 내가 요리하는데 간섭하지 말아라. 이 칼은 군민들이 내게 준 무소불위의 전가보도(傳家寶刀)가 아니더냐? 하고 호통을 친다면 '옳습니다.'할 밖에...

군민의 입장에서 군정이 발전하고 공무원들이 신이 나서 일할 수 있는 마당을 꾸미는 일이 인사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면 이번 인사는 ‘정말 아니올시다.’ 이다.

이번 인사가 투명한 인사를 강조하고 약속한 강군수의 첫인사이므로 군민들이 ‘과연 강군수의 인사답다.’라는 평가를 기대했고, 그동안 필자가 수차에 걸쳐서 공무원들에게 인사가 어떤 의미인지를 강조해왔던 터이기에 이번 인사에 대한 실망이 큰 것인지 모른다.

그동안 소문을 통해서 강군수의 선거에 도움을 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민원실장이 기획실장으로 승진하고, 선거에서 비교적 많은 득표를 한 지역의 면장들이 여러명 과장에 발탁되는가 하면 득표가 적었던 일부면장이 수평이동 내지는 좌천된 사례를 들어 선거 후 논공행상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상당부분 합치하는 말이다.

예외로 모 면장은 지난 수해때 사전 대비와 적절한 대책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 군청과장으로 발탁되고, 모 면장은 그 반대로 대응을 하지 못해 수평이동 되었다는 후문도 있다.
필자는 이러한 논공행상이라는 소문들이 모두 진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번 인사에서 적어도 오해를 받을 만한 인사를 하지 않고 이유가 명백하고 모두가 공감하는 인사를 했더라면 군민들이 실망하거나 오해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옛말에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이라는 말이 있다. 자두나무 아래서는 갓을 고쳐 쓰지 않는다.는 이 말은 ‘선비는 오해받을 가능성이 있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인사는 만사’ 라는데 어떻게 마음 풀린 대다수 공무원들의 사기를 북돋을 수 있을지 주제넘는 걱정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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