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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시리즈① 김효순 교장의 스위스 치즈캠프 보고서

임순남뉴스 기자 입력 2010.10.11 09:56 수정 2010.11.09 10:58

떠나기 전-왜 스위스 치즈 캠프인가?

2010 임실고 스위스 치즈캠프 보고서

시리즈1 떠나기 전-왜 스위스 치즈 캠프인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치즈과가 개설된 임실고등학교는 지난 9월14일부터 22일까지 7박9일의 일정으로 치즈과 2학년 10명과 지도교사가 스위스 치즈캠프를 다녀왔다. 임실군청과 임실치즈농협에서 예산을 지원하여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실시한 이번 캠프는 스위스가 자랑하는 세계최고 품질의 5대 명품 치즈의 현대식 공장 견학, 알프스 산속 전통 치즈 제조 농가 체험 2곳, 수도원 치즈 공장 체험, 스위스 낙농가의 농장 체험, 유가공 학교 견학, 전 세계로 치즈재료를 판매하고 있는 코널피겐 회사 견학 등 제조에서 판매까지 스위스 치즈산업 현장을 방문하고 직접 체험함으로써 치즈를 테마로 밀도있게 진행되었다. 특히 이번 캠프는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와 지역민들의 많은 기대와 관심 속에 진행되었던 바, 그 준비부터 캠프 과정과 결과까지를 5회에 걸쳐 게제하여 치즈 유관기관 및 지역민들과 공유함으로써 향후 치즈학과의 교육과정 운영과 임실치즈산업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함께 모색해보고자 한다.

① 떠나기 전 - 왜 스위스 치즈 캠프인가
② 스위스 5대 명품 치즈 공장
③ 알프스 산속 전통 치즈 농가와 수도원 치즈 공장
④ 피터 농장과 몰케라이 슐제, 그리고 코널피겐
⑤ 스위스에서 발견한 임실치즈의 희망

시리즈 ① 떠나기 전 - 왜 스위스 치즈 캠프인가

어느 때부터인지 임실하면 치즈를 떠올린다. 거리에서 쉽게 눈에 띄는 임실치즈피자 간판 이나 TV에서 잘생긴 탈렌트가 하는 광고 덕분이겠지만 사실 임실이 고향인 나 자신도 치즈는 우리나라의 청국장만큼이나 대표적인 서양 식품인데 어쩌다가 산 좋고 물 좋은 전통이 많이 남아있는 전형적인 농촌지역인 임실의 특산품이 되었나 하는 점이 늘 궁금했었다. 어렸을 적 고향을 떠나 지난해 35년 만에 다시 고향의 학교로 부임해오면서 그 궁금 점은 반드시 알아야할 숙제가 되었다. 왜냐하면 임실고등학교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치즈학과가 개설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리 학교는 일반계와 전문계가 같이 있는 종합고등학교이고 치즈과는 전문계이다. 우리나라 교육현실에서 농촌이나 도시 지역을 막론하고 전문계 학교의 어려움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졸업 후 취업이나 진학 문제는 물론이고 재학 시 성취동기 부족에서 오는 학업에 대한 무기력과 무관심, 생활지도 문제는 정말 특별한 관심과 대책이 필요했다. 더구나 우리 학교의 치즈과는 원래 정보처리과였다가 3년 전에 학과를 변경하여 올해 처음으로 3학년까지 채워진 신설과로 실습실이나 실습기구도 부족했고 당장 가르칠 교과서도 미흡했다.

이러한 치즈과 학생들에게 치즈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글로벌 마인드를 함양하여 임실은 물론 우리나라 치즈산업의 주역으로서 당당히 자리매김하기 위하여 해외 선진 낙농업 현장을 가보는 일은 하나의 꿈이 되었다. 다행히 이러한 취지를 이해하고 임실군청과 임실치즈농협에서 예산을 지원해주었다. 지면을 통해서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먼저 어디로 갈 것인가, 즉 나라를 선정하는 일이 중요했다. 낙농국가로 치즈산업이 잘 발달된 나라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네델란드 등 유럽의 대부분의 나라가 해당되었고, 같은 아시아이면서 가까운 일본도 있었다. 각국마다 나름대로 치즈의 특성이 있었고 경비 면에서 장단점이 있었지만 치즈하면 알프스 목장이 제일먼저 연상되고 지형상으로 평야지대가 아닌 산촌 지역인 임실과 비슷한 스위스가 가장 매력적이었다. 또한 유럽 치즈산업 현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우리는 스위스에서 치즈 공부를 하고 현재 임실치즈마을에서 일하시는 김상철씨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이렇게 해서 캠프를 떠날 곳은 스위스로 정하게 되었다.

다음은 무엇을 보고 체험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이었다. 낙농국가의 대표사업으로 현대화된 시설로 대량생산하는 치즈공장 견학과 관광산업과 연계한 판매 유통 전략을 살피는 일이 필요했다. 또 치즈 역사와 관련지어 어떻게 해서 최초로 치즈가 만들어지게 되었나를 알 수 있는 알프스 산속에서 전통치즈를 만드는 농가 방문 그리고 체험해보는 일도 필요했다. 또한 학교교육에서는 어떤 교육과정과 실습시설로 어떻게 치즈인재를 양성하는 가를 알아보는 일도 필요했고, 치즈를 제조하는 데 무슨 재료와 기구가 필요한지도 알아봐야했다. 이렇게 해서 결정된 곳은 세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스위스 5대 명품치즈를 생산하는 최현대식 치즈 공장, 알프스 전통 치즈제조 농가, 수도원 치즈 공장, 낙농가의 목장, 우리나라 전문계고에 해당되는 유가공학교인 몰케라이 슐제, 코널피겐 치즈재료 유통회사 등이었다.

다음은 학생 선발이었다. 귀중한 임실군민의 세금으로 마련된 예산이었다. 성실하고 장차 진로를 치즈 쪽으로 생각하는 학생들에게 캠프 기회를 주고자 했다. 대부분 학업에 무관심했기 때문에 3월 학기 초부터 학과성적 50%, 치즈학업계획서 30%, 영어회화 20%로 선발하겠다고 미리 예고를 했다. 1학기 내내 2학년 치즈과 교실에선 치즈캠프 대상자로 선발되기 위해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과공부를 열심히 하여 선생님들을 놀라게 했다. 또 인터넷을 찾아보면서 장차 치즈와 관련된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고 치즈학업계획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학교에 있는 원어민 토마스 선생님과 함께 해외에 나가서 만나는 외국인에게 말을 걸기 위한 기초 영어회화를 공부하는 모습도 종종 눈에 띠었다. 어찌보면 스위스를 직접 가지 않아도 이러한 학교생활의 변화만으로도 이미 학생들은 충분히 동기부여가 되었고 치즈캠프는 절반의 성공을 한 셈이었다. 마침내 1학기말 성적과 학업계획서, 영어회화시험을 거쳐 10명이 최종 선발되었다.

마지막으로 캠프에 꼭 필요한 것은 학생들이 캠프기간 내내 사용할 캠프노트였다. 일종에 학습지와 같은 것으로 방문할 곳과 체험할 내용에 대해 인터넷을 통해 자료를 찾아보고 공부를 해서 스위스에 가서는 현장을 보고 그 결과를 노트에 꼼꼼히 기록하게 함으로써 미리 공부한 내용과 현지에 가서 보고 체험한 내용이 어떻게 다른지를 비교 분석하게 했다. 더불어 스위스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를 같이 조사하게 했다. 스위스의 지리, 기후, 역사, 언어, 사회문화, 시차, 통화 등의 기본 정보를 알고 떠나게 함으로써 더 많은 것을 보고 배워오게 할 요량이었다. 소위 글로벌 마인드 함양이었다. 다행히 10명의 학생들이 조를 나누어서 자료를 준비하여 한권의 책 같은 학습노트를 만들었다. 물론 매일매일 일기를 쓰도록 여백도 충분히 포함해두었다. 실제로 우리 학생들은 스위스에 있는 7일 동안 내내 미리 준비해간 명찰을 차고 이 노트를 들고 다니면서 메모도 하고 또 미리 준비해간 프랑카드를 방문하는 곳마다 펼치고 기념사진을 찍어 말 그대로 치즈를 배우러온 모범생다운 흐뭇한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드디어 9월 14일 아침 6시 임실을 출발하여 11시에 인천공항에 도착하였다. 대부분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하는 것이어서 들뜬 모습이 역력했다. 보딩패스를 받고 수화물을 부친 후 환전을 하는 과정 하나하나 모두가 학생들에겐 귀중한 경험이고 교육이었다. 출국장을 거쳐서 면세점을 구경하고 오후 1시 대한항공 KE 933편으로 취리히 공항을 향해 이륙하였다. 그토록 기다렸던 7박9일간의 스위스 치즈캠프가 시작되었다.

사진 1. 출국 직전 인천공항에서 (모두 2학년 치즈과 학생들로 강경진, 김동호, 김병민, 김정미, 김찬주, 안병관, 안태정, 윤재국, 정새롬, 함석호, 지도교사 김은진)

사진 2. 학생들이 직접 만든 캠프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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