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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정치·행정

현장에서 만난 사람

임순남뉴스 기자 입력 2010.09.01 00:02 수정 2010.09.01 12:02

현장에서 만난 사람

임실 나래노인복지센터 김보숙 원장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 순수한 의미의 노인복지사업을 실천.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을 말없이 실천하는 신동섭 후원자 -


선진국으로 진입했고 G20의 의장국이 되었다는 우리나라의 노인과 장애인에 대한 지원예산은 최근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지원을 받고 있던 노인들도 걸핏하면 지원대상에서 제외되고 지원이 끊어진 노인들은 극심한 어려움에 고통을 당하게 된다.

사회복지예산이 OECD국가중 최하위권에 속한 나라, 사회복지 예산조차 줄여 강바닥에 퍼붓는 정부, 국가가 감당해야할 복지예산을 지방에 퍼 넘기는 정부를 바라보며 사는 우리노인들은 그들에게 닥친 불행의 원인조차 모르고 힘들어 하고 있다.

이처럼 어려운 노인들에게 작은 등불이 되어 그분들을 말없이 돌보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임실나래노인복지센터’이다.

연간 1억 원 넘는 돈을 들여 노인들을 돌보는 일을 벌써 4년째 감당하고 있는 후원자 신동섭씨를 인터뷰하려 했으나 이런 일을 생색내듯 떠벌리는 게 싫다며 손사래를 치는 신씨 대신 임실나래노인복지센터 원장 김보숙씨를 만나 그들이 따뜻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심어가는 동안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 먼저 임실나래노인복지센터가 설립된 배경과 목적 등을 알고 싶습니다.

▲ 나래복지센터를 말하려면 먼저 신동섭 사장님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신사장님은 일찍부터 사회복지 사업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제가 나래복지센터에 오기 전에 있던 노인복지센터에서 어르신 위안행사가 열리면 경영하는 회사의 만두를 직접 가지고 와서 2~3천명의 노인들에게 간식으로 나눠주기도 했고 관촌 원광수양원의 푸드뱅크에도 많은 지원을 해오면서 노인복지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던 일을 기억합니다.
그 후 저는 그곳에서 나와 다른 일을 하고 있었는데 제가 나온 후에 후임으로 일을 하던 사회복지사가 제게 찾아와 후원자가 있으니 같이 재가복지 지원사업을 해보자고 제안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알아보니 후원자는 바로 신동섭 사장님이었고 2006년 여름에 신사장님을 만나 10월에는 사무실을 내고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가 마침내 그해 12월 ‘임실나래노인복지센터’가 정식으로 발족된 것입니다.
신사장님은 우리 나래복지센터 말고도 어려운 분들을 여러 방면으로 돕고 계시는 분으로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이라는 기업인의 도리와 ‘노블리스 오블리쥬’를 오래 전부터 말없이 실천하고 계시는 분입니다.

△ 시작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재미있었던 일은 없었는지 있다면 말씀을 해주시지요.

“박봉이지만 거기에 보람을 합하면 큰돈을 받는 셈”
▲ 처음에 군청에 사업설치신고를 하러갔는데 담당공무원이 법인도 아니고 개인이 후원을 해서 사업을 한다면 월급이나 제대로 받을 수 있겠느냐고 걱정을 하는 소리를 듣고 신사장님께 부담을 적게 드리겠다는 생각으로 봉사원 월급을 60만원만 달라고 했는데 그 일로 얼마 후 같이 일하던 분이 적은 봉급으로 생활이 어려워 그만두게 되었을 때 정말 미안하기도 하고 솔직히 후회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나래노인복지센터는 후원사장님의 방침이 이익을 추구하기보다 어르신들을 돕는다는 생각으로 시작하였고 지금도 매년 1억원이 넘는 사재를 아낌없이 내놓고 계신 신사장님을 생각하면 제희가 받는 금액이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몇 분 장기요양 노인들을 돌보아 거기서 들어오는 수입으로 20만원의 수당을 받고 4대 보험도 가입되어 있으니 봉사활동의 보람을 합하면 결코 적지않은 급여를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 이번에는 노인복지 사업 가운데 정말 궁금한 일을 물어야 하겠습니다. 임실에만도 몇 곳의 복지센터가 있고 장애인 지원사업을 하는 곳도 있습니다.
그런 곳은 누가 사재를 지원해서 사업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런 훌륭한 지원을 하는 분들이 누구인지 궁금합니다.

“이익 보다는 봉사를 보람으로 아는 복지센터”
▲ 세상만사를 다 아시는 원로기자님으로 알았더니 정말 모르는 일도 있네요. 노인복지나 장애인 복지사업을 하는 곳은 많지만 우리 나래처럼 순수하게 봉사를 목적으로 사재를 털어서 사업을 운영하는 곳은 전라북도 만 아니라 전국에도 없을 것입니다.
저희는 장기요양 대상노인들에게도 그분들이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 동안 봉사를 합니다. 실제 노인들을 위해 세탁을 하고 청소를 하고 목욕을 시켜드리는 시간은 하루 많아야 두 시간이면 넉넉합니다. 반찬은 미리 만들어서 가져다 드리고 집안정리와 그분들에게 필요한 병원가기 지원, 장보기, 세탁, 목욕 등이 끝나면 바로 돌아와 다른 분들을 찾아가는 것이지요.
그렇게 실제 시간만을 지원하기 때문에 두 사람으로 된 한 팀이 30명 이상의 노인들을 돌볼 수 있는 것이지요.
저희는 직원 6명이 120명의 노인을 무료로 돌보고 있습니다.
대개의 노인복지사업을 하는 곳에서는 장기요양에 중점을 두어 노인 한 분마다 하루 4시간의 지원을 일반화하고 있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시급을 주고 사업주는 거의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엄청난 사재를 털어 넣을 일이 없는 것이지요.

△ 바로 그런 거였군요... 이제야 의문이 풀렸습니다. 그리고 이 나래노인복지센터가 대단한 곳이고, 그 어려움을 극복하고 계신 직원분들의 희생, 더 나아가서는 정말 아낌없이 노인들을 돌보는데 매달 천만원이 넘는 돈을 내주고 계신 신사장님이야 말로 이시대의 의인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노인들을 돌보는 일을 하다보면 속상한 일이나 보람된 일도 많을 텐데 소개해주시죠.

“다른 사업자가 몇 안 되는 요양수급자 빼 갈 땐 속상해”
▲ 저희 센터의 경우 현재 장기요양수급자는 5명에 불과하고 대부분 일반 저소득자분들이거든요. 원래는 장기 수급자가 12명이었는데 장기수급자분들을 주 사업대상으로 삼고 있는 기관단체들이 노인분들에 접근하여 봉사시간을 늘여준다든가 하는 방법을 제시하여 빼가는 바람에 지금은 5분이 남아 있을 뿐입니다.
열심히 돌보아드리고 있었는데 어느날 다른 기관에서 장기요양 수급자를 데려갈 땐 정말 속이 상했어요. 하지만 우리는 본연의 목적이 이익을 추구하자는 것이 아니니 참자! 하고 넘어가지요.
보람이야 많습니다. 돌보는 이 없이 열악한 환경에서 고생하시던 노인들이 저희들의 도움으로 나들이도 하시고 병원도 다니고 하시면서 “자식들도 못하는 일을 해주니 그렇게 고마울 데가 없다.”고 하시고 어떤 노부부의 남편 되는 분이 “내가 죽거든 우리 할망구 좀 잘 부탁혀”하고 목이 메는 말씀을 하실 때는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하지만 그만큼 보람을 느끼기도 하지요.

△ 사실 노인들은 재산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외로움을 많이 느낍니다.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 음식을 하거나 반찬을 만드는 일도 하기 싫은 일이구요. 그런 노인들을 자식들은 가까워야 한 달에 한 번 정도 들여다 볼 뿐인데, 이런 복지센터가 정성으로 돌봐드리니 고마울 수밖에요.
작년에 발행한 소식지를 보니 현장이야기, 프로그램 공모 등에 응모하여 당선이 되고 상도 받았던데 특별한 재주가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진실한 마음으로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져”
▲ 재주가 있을 턱이 없지요. 다만 저희가 진정으로 봉사를 하고 있으니 그 이야기를 진솔하게만 쓰면 당선이 되는 것이고,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로 노인들을 위한 봉사를 어떻게 해야 효율적이겠는가? 하는 의문을 항상 갖고 지내면서 이런저런 방법을 모색해보고 좋은 방법을 생각해내서 응모를 하니 현장감도 넘치고 실제 효과를 거두어 본 일이니 공감대가 형성된다고 할까요?
뭐, 대충 그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희가 어렵게 살림을 꾸려가다 보니 직원들끼리 회식 한 번도 어렵고 공동 추렴도 버거워서 잘 할 수 없고요. 상금을 타면 직원들과 회식도 하고 어려운 우리 센터에 후원도 할 수 있으니 공모를 밝히게 된 겁니다. 그러다보니 더욱 열심히 만들어 응모를 하기 때문에 당선의 기회가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2008년 사회공헌정보센터 공모에 당선되어 받은 상금 1백만원 가운데 20만원은 센터 후원금을 내고, 30만원으로 연말회식을 하니 정말 좋더라고요.
무슨 일이던 진실한 마음으로 간절하게 원하면 이루어지는 거 같아요.

△ 끝으로 지금 김 원장님이 노인복지 사업과 관련하여 전북도나 임실군에 바라는 일이 있다면 한 말씀 해주시지요.

“단체장의 업무추진비 봉사프로그램 실행에 지원해주었으면”
▲ 정부예산이 늘지 않는 가운데 뭘 바랄 것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자치단체 살림에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사업들을 떠넘겨 살림이 더욱 어려운 것도 알고 있어요. 다만, 단체장들이 지원할 수 있는 단체 지원금이 선거에 보탬이 되는 곳으로만 흐르지 않고 이런 봉사단체가 새롭게 개발한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경비로도 좀 나누어졌으면 저희가 노인들에게 그 단체장님이 특별히 배려를 해주셨다고 열 번이라도 자랑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웃음)
그리고 도대체 용도를 모르는 사업들이 많은데 그런 돈을 노인들을 위해서 단 5%만 써도 정말 박수 받을 거라고 생각해요.

△ 오랜 시간 성실한 인터뷰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욱 많은 성과 거두시고 임실나래노인복지센터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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