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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강완묵 군수의 선정을 바라며[시리즈⑤ 지역경제를 살리자-2]

임순남뉴스 기자 입력 2010.08.26 18:12 수정 2010.08.26 06:12

- 일진제강에 대한 기대와 임실치즈 산업을 우려한다. -

강완묵 군수의 선정을 바라며[시리즈⑤ 지역경제를 살리자-2]

- 일진제강에 대한 기대와 임실치즈 산업을 우려한다. -

경제점유율 전국최하위 수준의 임실경제를 살리는 데 군청식당이나 없애라고 하는 게 과연 처방이냐며 필자를 탓하던 독자가 있었다.
당연히 아니다. 다만 그것은 임실군이 지역경제를 살리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일이고 군청 소재지인 임실에 조금이나마 활기를 불어넣어 보자는 의도가 내재되어 있는 지극히 상징적인 군수의 의지표명이라고 할 수 있는 동기부여의 시작일 뿐이다.

군수의 그러한 의지표명이 있을 때 군민들은 군수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하여 노심초사하고 있음을 실감하고 공무원들도 지역경제에 뭔가 보탬이 될 수 있는 파급행동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가 숨어있다는 것을 짐작했을 것이다.

- 일진제강 과연 임실을 살릴 것인가? -
임실군민들은 작년 말경 일진경금속이 임실농공단지에 공장을 이전한다는 소식에 환호하고 군내 곳곳에 백여 장이 넘는 거리현수막을 내걸어 엄청난 규모로 환영의 뜻을 보였다. 임실군이 군내 각급 기관과 단체 등에 환영 플래카드를 걸도록 종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진이 임실에 이전을 결정한 내막은 그토록 은혜롭게 환영할 정도는 아니었다. 일진그룹이 수도권에 산재한 계열사를 지방으로 일괄 이전할 계획을 세우고 대상지를 물색하던 중 충남과 일진 허진규회장의 고향인 전북이 후보지로 압축됐다.

그러다가 충남 홍성군이 일진에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자 일진은 홍성으로 이전하는 것으로 결정을 했다.
허회장의 고향사랑을 믿었던 김완주지사가 허회장에게 매달려 가까스로 얻어낸 게 일진경금속(8월 1일자로 일진제강으로 개칭)의 공장일부를 임실로 이전하는 것이었다. 그것도 도시가스 라인을 임실까지 끌어주는 것이 선결조건이었다.

도시가스라인은 전북도시가스가 임실까지 가스관로를 매설해야 하는데 현재 수익성 문제로 고심하고 있고, 공공예산을 기업에 무상지원하는 문제와 전라북도나 임실군이 많은 부채를 지고 있는 자치단체라는 점에서 사업비지원은 어렵다는 문제 등 결론이 나지 않아 년말이 돼야 가부간에 매듭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스라인이 안되면 탱크시설로 가스를 쓸 수 있기 때문에 문제는 없으나 임실군의 입장에서는 가스라인들 끌어 군민들이 값싼 도시가스를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

- 첨단 정밀금속튜브 생산공장 신설 -
한편 일진제강은 임실에 기존의 공장시설을 이전하는 게 아니고 새로운 생산라인을 시설할 것이라고 한다. 당초 9월 1일 공장을 착공하는 계획을 세웠으나 지금은 9월중에 착공한다는 계획으로 변경, 날짜는 추후 확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일진그룹의 홍성이전계획은 앞으로 그룹의 규모가 더 커진 뒤에 진행될 것이고 임실에 짓는 공장은 새로운 정밀금속튜브 생산라인이 될 것이라는 그룹 담당자의 말을 빌리면 공장이 들어서도 기대처럼 많은 인력을 채용할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정밀기계의 부품을 만드는 소재인 정밀 금속튜브를 최신 자동시설로 생산하여 포장하는 일까지 사람의 손이 필요한 부분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 예산투입 효과는 기대 못해 -
여기까지 일진제강의 임실공장 입주와 관련된 문제들을 종합하면 일진제강이 들어와도 지역에 주민세 정도밖에 낼 일이 없고 고용에 대한 기대도 미흡할 것이라면 임실군이나 전라북도가 이 일에 예산을 투자하거나 특혜를 줄 필요까지는 없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선거용으로 거창하게 환영을 했던 분위기가 나중에 공장이 완공되고 고용이 미미하게 되면 마치 태산명동 서일필(泰山鳴動 鼠一匹: 태산이 울고 흔들려 거창한 일이 난줄 알았더니 쥐새끼 한 마리가 나오더라는 고사)의 우스운 꼴이 되어 망신을 사기 알맞다.

이일에 대해서는 아직 임실군 담당자도 공장을 지어봐야 알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 뿐, 들어오는 시스템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 치즈 인력 과다 배치 우려 -
이번에는 현재 강군수가 조직개편을 통하여 많은 인력을 투입하고 지역발전에 큰 기대를 하고 있는 치즈산업에 대해 생각해보자.
임실군은 오랜 치즈역사를 지니고 있어서 임실이라면 ‘치즈고장’이라는 이미지가 고착되어 있을 만큼 국민들이 생각하는 임실의 치즈기반은 탄탄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임실의 낙농가 현황은 이러한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고 갈수록 치즈의 깊은 맛을 찾게 되는 고객들 앞에 임실치즈는 더 이상 자랑스럽지 않을 수 있음을 아는 사람은 다 안다.

강군수의 치즈에 대한 열정과 여망은 이번 조직개편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그 편중된 인력배치가 업무의 중복을 불러오고 옥상옥(屋上屋)이나 인력 과잉투자로 평가될 위험이 크다. 많은 인력투입이 사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게 아닌 것은 삼척동자도 잘 아는 일이다.

무엇보다 가장 기본이 되는 낙농가가 양질의 원유를 충분할 만큼 생산해 공급해야 하고 그것을 고급 원료치즈로 만드는 기술의 저변이 확보돼야 치즈산업은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치즈밸리든 클러스터든 치즈산업을 위한 하드웨어가 만들어진다 해도 원천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사상누각에 다름 아니다.

- 다양한 원천기술 확보가 성공 관건 -
원유문제야 부족하면 외부에서 조달할 방법이 있지만 원료치즈들을 양산하는 기술은 빌려올 수 없고 결국 수입해서 치즈를 가공하는 불행한 사태를 오래도록 감내해야 한다.
기업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단순논리로 치즈산업은 성공할 수 없다.

옛날 임실치즈를 창시했던 지정환 신부는 다양한 치즈를 연구하느라 침식을 잊었고 많은 제품들을 만들어 지역 실정에 맞는 치즈를 정착시켰던 분이다. 그러면서 항상 “앞으로 한국사람들도 다양한 치즈 맛을 알 때가 올 것이다. 그 입맛에 맞는 고급치즈 기술을 지금부터 쌓아놓아야 한다.”고 필자에게 말했던 일이 생각난다.

그리고 거대한 규모의 공장보다는 가내수공업처럼 작은 규모로 여러 가지 치즈가 생산되는 고장이 되어야 임실의 치즈가 지역소득으로 안정되고 정착할 수 있다고 그분은 말했었다.
40년 전의 그분 말씀이 오늘의 임실을 내다보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그리고 너무나 변질된 오늘의 임실치즈를 보며 그동안 행정이 지역의 소중한 경제 인프라를 방치하고 있었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의 치즈관련 전통, 명성, 기술 등 모든 것은 수많은 실패와 좌절 속에서 가난한 임실을 위하여 뭔가 해보겠다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을 밑거름으로 이룩된 것이다. 이것이 치즈산업이라는 경제 인프라로 우리 임실군에 면면히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임실군과 강군수가 해야 할 일이 바로 이 인프라를 제대로 살려 치즈산업을 중흥시키는 일이다.
치즈체험이나 공급망 운영으로 목전의 이익을 챙기기에 급급하지 말고, 지나친 행정개입보다는 제대로 된 치즈연구에 투자하여 소프트웨어를 보강해야 임실이 살고 군민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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