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원 칼럼
강완묵 군수의 선정을 바라며[시리즈③ 소통하는 행정]
- 사랑과 신뢰가 강물처럼 흐르는 행정 -
요즘 행정의 화두는 소통이다.
전라북도가 대외 협력국을 대외 소통국으로 이름을 바꾸며 소통을 하고자 하는 의지를 밝혔듯이 행정에서 소통이라는 이슈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소통(疏通)이라는 단어는 ‘생각하는 바가 서로 통함’이라고 사전은 풀어내고 있다.
행정이 일방적이지 않고 주민과 이해를 같이하여 최선의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이 바로 소통하는 행정이다.
소통은 행정과 주민사이 뿐 아니라 기업과 소비자, 리더와 구성원, 가정에서 부모와 자식들간 등 모든 관계(relation)에서 필요하다.
소통하지 못하는 관계는 원만하지 못하고 그런 가운데서 진행되는 모든 사안은 공허할 뿐 아무런 성과도 기대할 수 없다.
- 당당하고 대범한 풍모 -
강 군수는 이제 취임 1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군민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물론 겨우 한 달이 지났고 아직도 선거관련 법적인 문제들이 사직당국의 수사선상에 놓여있어 안정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에서 과한 주문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가 보여주는 군수로서의 행동은 우리가 기대한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할 수 있다.
선거를 통해 주민들로부터 임실군정을 이끌어갈 책임을 맡았으면 좀 더 당당하게 그리고 대범하게 나서서 상처받은 이들을 끌어안는 포용력도 보이고 너그러울 수 있어야 하는데 반대편에 선 공무원들에게 불이익을 줄 것이라는 엄포를 하고 있다면 군민들은 크게 실망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소통을 마다하고 내편과 반대편을 편 가르기 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미국의 유명한 컴퓨터 관련회사인 휴렛팩커드의 존 영(John Young)회장은 “성공하는 회사는 최고경영진에서 말단 직원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목적에 대해 하나의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아무리 현명한 경영전략도 직원과의 공감대가 없으면 실패하고 만다.”라고 했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전체 구성원이 하나의 목표에 대하여 공감하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하여 가진 능력과 열정을 바치는 가운데 목표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공통의 목적을 공감하는 것이 소통이다.
- 부채 148억, 과도한 채무 -
강 군수가 공무원들과 공유해야할 과제는 자신이 선거에서 제시한 공약의 이행이다.
몇 장의 선거공보를 통해 군민과 약속한 공약은 많은 예산을 투입해서도 지키기 어려운 것들이고 148억원의 부채를 짊어진 군 재정형편으로 4년의 임기에 성과를 낼 정도의 투자를 감당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리고 현안으로 진행중인 치즈밸리와 의견도시 등 사업도 향후 많은 투자가 계속돼야 하고 그러고도 성공여부가 불투명하다.
거기에 강 군수의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무리한 예산을 투입할 여유가 과연 있는지 검토해야 하고 이루지 못할 공약은 끙끙거리며 우물쭈물 할 게 아니라 일찌감치 포기하고 가능한 공약을 찾아 시행해야 할 형편임을 강 군수 자신이 잘 알 것이다.
현재의 나라 재정은 과도한 재정투자로 2009년말 현재 366조원에 이르는 엄청난 국가부채와 지방정부의 부채를 합하면 약 700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그리고 전라북도의 채무는 4,253억원에 달한다.
앞으로 지방교부세나 국도비 보조금, 양여금 예산액이 늘어날 가능성은 적다고 보아야 하고 그러한 배경위에서 생각하면 무리한 재정 운영보다는 건전하고 실속 있는 예산운용이 절실하다.
- 잘못된 공약 미리 용서받아야 -
바로 여기에 강 군수의 소통행정이 필요하다.
이미 전국에서 가장 작은 군수실 운영이라는 공약은 공약(空約)으로 판명이 났고, 앞으로 숱한 공약들이 빌 공(空)자로 변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 아예 잘못된 공약을 털어내고 실현 가능한 공약을 내걸으며 군민들에게 용서를 빌어야 마땅하다.
그래서 4년 뒤까지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그 때에 거짓말쟁이가 되는 일이 없게 하고 임기동안 부담감 없이 군정을 수행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자기의 잘못을 시인하는 일을 두려워하는 소인배의 태도를 버리고 소신껏 가능한 공약과 불가능한 공약을 선별하여 군민 앞에 사과하고 가능한 공약을 이행하기위한 계획을 세우고 시행해야 할 것이다.
이런 것이 바로 소통이다.
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사람은 다시 같은 잘못을 범하지는 않는다.
- 군수와 공무원은 머슴 -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톱다운(Top-Down)방식의 소통은 소통이 아니다.
위의 결정을 아래에서 따르는 상명하복(上命下服)은 계선조직의 명령계통에 불과할 뿐 소통이 아니라는 말이다.
소통은 좌에서 우로, 하에서 상으로, 우에서 좌로, 상에서 하로 어디도 막힘이 없이 자유로이 흐르는 공감대이고 공통된 목표를 함께 달성해가는 과정을 말하는 것이다.
군수가 말한 일을 무조건 시행해야 하고 군민들의 불편사항이 군수의 뜻에 따라 임의로 해결되거나 더 불편해지는 그런 행정은 소통행정이 아니라는 말이다.
군민들을 위해서라면 뭐든 앞장서 해결하겠다고 나서는 군수와 공무원들의 태도, 그러한 일을 해결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면 군민들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여 최선의 길을 찾아내는 그런 행정이 소통행정이다.
이러한 소통이 주인인 군민들과 머슴인 공무원들 사이에서 원활하게 이루어지면 그 군민들과 공무원들은 모두 행복해진다.
주인의 사랑을 받는 머슴은 당연히 행복할 것이고 머슴의 지극한 충정을 보는 주인 또한 행복할 수밖에 없다.
소통이란 이처럼 서로 감추는 것 없이 마음을 열어 서로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아름다운 인간관계이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마음속의 정(情)이 흐르는 관계이다.
강 군수가 이 소통행정을 제대로 이루어낸다면 그것은 혁신이고 정말 군민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지름길을 여는 전기가 될 것이다.
신뢰와 사랑이 강물처럼 흐르는 임실군정이 되기를 바라며 세 번째 글을 맺는다. (두 번째 글<인사는 만사 ②>은 본지의 홈페이지[http://www.imsil.tv/]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