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2일 실시되는 제5회 지방선거가 20일 본격 시작되면서 선거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후보들마다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채비가 한창이다. 길거리 곳곳에서, 마을 고샅길에서 어깨띠를 두르거나 점퍼 차림의 후보나 선거관계자를 보는 것은 흔한 일이 되었다.
정말 열성이다 싶을 정도로 명함을 건네는 후보들을 보면서 측은지심의 생각이 드는 것은 나 혼자만의 감상은 아닐 것이다. 모두다 찍어주고 싶은 마음 굴뚝같지만 그러지 못한 현실이 오히려 가혹하기까지 하다.
임실군은 이번 선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기로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풀뿌리민주주의라는 지방자치가 실시된 지 20년만에 15년을 불명예스럽게 보낸 전력이 선거철마다 중앙지에 대문짝만하게 보도되는 형국이 지속되고 있다.
몇 일 전에도 모 중앙지에 임실군수의 예를 들어 부패정치의 산실이 된 것처럼 보도되는 현실이 후보뿐만 아니라 군민들에게도 부담스럽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이번 선거에 거는 기대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선거분위기가 과열되면서 과거선거의 양태로 빠져드는 것이 아닌가 우려되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번 선거에도 임실은 민주당 대 무소속의 뻔한 대결구도다. 그러다 보니 경선에 탈락한 후보가 무소속의 후보캠프로 이합집산하면서 확인되지 않은 이상한 소문들이 떠돌고 있다. 어떤 이는 어떤 후보에게 얼마를 받고 갔다느니 하는 식의 ‘~카더라’ 소문이 그것이다.
이런 소문이 제발 사실이 아니길 고대한다. 절대 그래서는 안된다. 당선되고도 당선이 취소되는 지난 전력을 제발 답습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유력한 후보에 대한 음해성 루머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기도 한다. 어떤 후보의 멀쩡한 회사가 부도가 난다는 지, 돈으로 유권자를 매수하고 있다는 지 등의 소문이 그렇다. 게다가 어떤 단체에서는 후보들에게 공공연히 돈을 써야 되는 것 아니냐 식의 제의를 한다고도 한다. 제의를 거절하면 경쟁후보에 붙어 악의성 소문을 흘리고 다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정치는 생물(生物)이라고 말하곤 한다. 선거는 아무리 많이 치러도 정답도 없고 쉽지도 않은 게임이다. 후보들의 면면을 지켜보면서 참 안타깝고 아쉬운 경우도 많다.
정치는 분명 사람이 우선되어야 한다. 선거는 이번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선 당장 당선되고 보자는 안일한 생각이 결국은 군민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는 것을 모르는 후보는 없을 것이다.
군민들의 성숙한 유권자 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표를 앞세워 후보를 유혹하는 유권자나 그렇다고 덥석 그 제안을 받아들이는 후보는 이제 없어져야 한다.
선거는 1등만을 기억하는 냉정한 전쟁터이다. 승자는 패자에 대한 배려의 마음을, 패자는 패배를 인정할 줄 아는 넉넉한 마음들이 모여 하나가 된다면 경쟁의 장이 아닌 화합의 잔치마당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번 선거를 통해 성숙한 선거문화를 임실에서 반드시 보여주어야 한다.
우리 아이들에게 건강한 사회, 자랑스런 고향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