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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사회

봉사의 마음은 타고난 것<김보숙의 아름다운 이야기>

임순남뉴스 기자 입력 2010.03.11 19:14 수정 2010.03.14 05:39

김복순, 김종말씨 8년째 안나사랑원 노인봉사 실천

두 달에 한번 미용봉사를 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안나사랑원(삼계면 후천리)을 찾는다.

“뽀숙언니 왜 이렇게 예뻐졌어?”라며 반겨주는 안나의 두자매 김복순(50세), 김종말(45세)씨의 환영인사다. 벌써 5년이 넘어서인지 입에 침도 안 바르고 거짓말 하시는 두 분을 보며 그냥 픽 웃고 만다. 얼핏 보면 많이 닮은 모습이 처음엔 자매인줄 알았는데 아니다. 이곳은 크고 화려하진 않지만 할머니 4분이 함께 생활을 하고 있는 가정집 같은 분위기가 역력하다.
↑↑ 김복순, 김종말씨 자매
ⓒ 주식회사 임실뉴스


두자매는 어릴 적부터 노인복지의 꿈을 키우고자 신학교 선후배 관계로 만나 수도원 훈련까지 함께 한 후 함께 노인을 위한 일을 하자고 약속을 했다고 한다. 이후 92년 4월에 지인의 소개로 후천에 인연이 되어 이곳 작은 교회로 오게 됐다. 이후 평소 생각해왔던 두 자매는 지난 2002년 몸이 불편한 노인 몇 분과 작은 보금자리를 이곳에 마련했다. 처음엔 거동이 불편하고 치매가 있으신 할머니들 수발을 드는데 무척이나 힘들었다. 아기보다 더 많은 손길이 필요한 할머니들 기저귀를 갈 때마다 이일을 왜 시작했는지 후회한 적도 있지만 봉사의 마음은 타고나는 것일까! 할머니들과 함께 한지 8년 째 접어들고 있는 지금은 눈빛만 보아도 마음을 다 알 수 있을 정도다.

한번은 치매 할머니의 기저귀를 갈아드리고 묶어놓았다가 한 눈을 판 사이에 어르신이 그걸 과자라며 뜯어서 옆에 할머니와 함께 먹으려하던 일이 있었다.
“할머니 왜 그러셨어요?”라고 묻자 “아니 내가 잘못 했어”라고 미안해하는 할머니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아기처럼 혼낼 수는 없어 미움보단 사랑으로, 기저귀를 갈 때 마다 할머니 엉덩이에 뽀뽀를 해드리며 진정 사랑이 아니면 이분들을 섬길 수 없다는 걸 항상 깨닫는다고 한다.

할머니들이 두 자매를 부르는 호칭은 다양하다. 모두 당신의 기억 속에 딸처럼 가족처럼 느끼셨을까 “엄마, 형, 언니, 동생” 등 다양한 닉네임으로 부른다. 두자매가 할머니들을 부르는 호칭은 보배, 사랑단지, 금을 싸는 단지, 아가야 등 할머니들 특성에 따라 다양한 닉네임을 붙여 부른다고.
이렇게 정들었던 할머니들이 마지막으로 자식들이 모시고 가는 날 “이제 너들이 해주는 밥 언제 먹겠냐”며 서운해 하는 할머니의 뒤를 바라보며 하염없이 울기도 했다는 두 자매의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하지만 할머니들의 건강이 악화되어 하늘나라로 떠났다. 더구나 요즘은 장기요양 덕분에 새로 입소하는 분들이 없어서 앞으로 살길이 걱정이지만 지금 계신 할머니들이 오래오래 함께 살 수 있도록 항상 기도를 한다./김보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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