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오두막이라도 평생 살아온 집인데 고작 700만원 줄테니 나가라고 하는데 그게 말이 됩니까?"
"감정평가서 좀 보자고 하는데도 안된다고 했다. 수 십 번을 이야기해도 법대로만을 들먹였고 귀를 막았다."
지난 5이 임실군민회관에서 열린 35사단이전 환경영향평가주민설명회에서 주민들이 쏟아낸 분노는 하늘을 찌를듯했다.
이번 설명회는 35사단이전을 시행하는 전주시와 35사단 관계자 등이 지난해 법원에서 주민들이 제기한 공사중지 가처분이 받아들여져 공사가 중단된 상황에서 공사재개를 위한 절차를 다시 이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설명회에는 지난해 소송을 제기한 대곡, 감성, 정월리 주민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사실상 설명회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이 자리에는 부대이전과 관련없는 주민들이 상당수 동원됐고 일부는 이미 보상을 받고 이주한 사람들과 편입토지가 있는 주민들이 참석했다.
주민들은 한결같이 턱없이 낮은 보상가, 주민은 안중에도 없는 공사진행 과정에서 입은 마음속의 상처를 꺼내놨다.
답변에 나선 전주시 역시 홍역을 치른 탓이었는지 낮은 자세로 임했다. 잘못된 절차로 인해 주민들에게 심적 고통을 끼친 점과 일부 행정의 미숙함으로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사과했다.
당연한 자세다.
평생 살아온 주민들은 엉터리 절차에의해 터전을 내주게 됐고 지금도 그 고통을 고스란히 받는 것이다. 당연히 사과할 일이다.
당시 사업승인을 해주게 된 김진억 전 군수는 주민들이 감당해야 할 고통을 가장 먼저 걱저했다. 그는 사업승인 조건으로 이전 대상지인 대곡리 등 주민 중 한 사람이라도 눈물을 흘려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결국 주민들이 사업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법원이 받아들였다.
사업을 다시 진행하려는 전주시와 국방부, 에코시티 등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부대 이전사업이 더 이상 임실 주민들이 고향에서 쫓겨나듯이 진행돼서는 안된다. 두 번 다시 주민들의 눈에서 눈물을 빼서는 더더욱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