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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봉 두곡리이장(72세) |
ⓒ 주식회사 임실뉴스 |
임실읍에 위치한 두곡리는 임실역을 전 후로 형성 된 넓은 들녘과 풍부한 물길을 가진 마을로 잘 알려져 있다.
임실을 대표하는 이곳 두곡리에서 25년째 마을 이장을 맡아 주민들을 위해 헌신 봉사하는 최태봉(72)씨. 최 씨는 인터뷰를 하겠다는 기자의 연락을 받고 "이장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인데 인터뷰까지 하는 것은 나를 홍보하는 것 같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나 기자의 몇 번에 걸친 집요한 전화 끝에 최 씨로부터 승낙을 받고 찬바람이 옷깃을 스치는 늦겨울에 마을 입구 회관에서 만났다.
"나 같이 평범한 사람도 취재꺼리가 되는가?"라며 인사말을 건내는 그는 분명 시골 농부임에 틀림없었다. 조금전 전화연락에서 느꼈던 분위기는 그의 얼굴에서 읽을 수 없었다. 언제 그랬느냐는 것처럼 그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언제부터 마을 이장을 시작했나고 묻자 그는 "전라도 사투리로 긍게 지난 7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지. 새마을지도자를 하다가 맡았지. 벌써 강산이 세 번이나 변하는 세월이 흘렀구만 그려" 하면서 농담을 섞어가면서 즐거워 했다.
그동안 농촌 주택개량 및 취락구조사업, 그리고 마을 초입 도로사업 등 그동안 이장직을 맡아오면서 있었던 희로애락을 잠시 회고했다.
"이장 처녀시절에는 정부에서 권장하는 통일벼 농사를 지어 대 히트를 쳤지요. 마을공동으로 장관상을 받았던 것이 그래도 가장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그래도 여느 농촌과는 달리 이곳 마을은 현재 108호 정도가 촌락을 이루고 살고 있습니다. 노령화로 실제로 수매가 행해지는 논농사를 짓는 농가는 20여 가구에 불과하지만 어디를 가나 농촌의 노령화문제는 큰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죠"
그는 "변해버린 지금을 생각하면 때로는 한숨이 절로 나온다"고 하소연 했다.
그는 또 "그래도 땔감 걱정하고, 하루하루 끼니 걱정 하던 시절에 비하면 요즘은 살기 편해진 거 아니냐?"며 "이장직을 오래 맡다보니 후회가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한 평생 마을지킴이로 남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밝혔다.
최 씨에게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묻자 말없이 두툼한 검정 비닐봉투를 하나 살짝이 열어 보여 준다. 로또복권이 생긴 이래 한 주도 거르지 않고 매주 한 장씩 사왔다는 그의 말에 깜짝 놀랄 수 밝에 없었다. 그러나 그의 뜻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는 “내 비록 지금은 갖은 게 없어 몸으로 마을을 위해 봉사하지만 꼭 물질적으로도 소외계층을 도와주고 싶은 꿈이 있어 보험이다 생각하고 매 주 한 장씩 구입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한다.
두곡(두곡), 두실 지난 200여 년 전 부터 마을이 형성되었다. 들이 넓고 물이 좋으며 당초에는 집들이 띄엄띄엄 있어서 띄엄 바위라 불려왔는데 어느날 말을 탄 선비가 이곳을 지나다 날이 저물어 하룻밤 묵게 됐는데 말의 먹이만 주고 물을 주지 않아 다음날 이른 아침에 일어나보니 말이 그만 죽어 있었다는 것. 이에 선비는 죽은 말을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고 죽은 말이라도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하기위해 산 계곡을 막아 연못을 만들어 주었다해 두곡(杜谷)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지금의 임실역사는 지난 1931년 건립되어 섬진강 축조 때 임실역에 삭도를 설치해 모래 청웅을 거처 용수리 현장에 공급했다. 현재 익산에서 여수 간 고속철도 공사가 2012년 개통을 앞두고 공사가 한창 진행중에 있다./김영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