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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사회

세상 뭐 별거 있어요. 그냥 둥글둥글 살면되지..

김성수 기자 입력 2010.01.18 21:48 수정 2010.01.19 09:35

김보숙의 아름다운 이야기7

한동안 소식이 뜸하더니 어느 날 전화가 왔다. 그 동안 별 일 없었느냐는 가벼운 인사말과 함께 “난 어제 집에 불이 나서 집을 홀랑 다 태워버렸다며” 구호품 좀 보내달라는 농담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그는 오재호(43세 오수면 봉천리)씨.

↑↑ 오재호씨
ⓒ 주식회사 임실뉴스
항상 웃는 밝은 얼굴과는 대조적인 까만 피부가 유난히 눈에 띠는 그는 먹고 살기위해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경험과 재주를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제일로 손꼽으라면 단연 오지랖이 넓어 주위사람들에게 착하고 성실한 사람, 퍼주기 좋아하는 사람이라 말하지만 그는 나눔의 미덕을 아는 사람이다. 자신도 그 닥 잘사는 살림이 아니어도 자신보다 어렵고 약한 사람들에게는 조건 없이 베풀어 줄 줄 알고 발 벗고 나서서 일을 해결해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친한 친구들이 “살림 망하겠다”라고 핀잔을 주어도 나름 확실한 주관을 가지고 있는 그는 정말 인심 좋은 농촌의 한 일부분으로 살아가고 있다. “뭐 있으면 나눠먹고 도와주면서 서로 돕고 살면 되지 안 그래” 라며 되려 친구를 혼내기도 한다.

옛말에 “재주 많은 사람이 굶어죽는다” 속담처럼 갖은 노력에도 삶의 시련이 끊이지 않지만그는 언제나 긍정적인 생각으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열심히 일을 한다. 느타리 버섯농사, 벼농사, 고구마 등 다양한 농사를 짓고 있으며 틈틈이 알바도 빼놓지 않고 한다. 또한 늦은 나이에 공부에 대한 열정도 남달라 올해 전문대 사회복지과를 졸업하고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그가 이렇게 열심히 살 수밖에 없는 건 나이 드신 어머님(80세)과 어린 딸(초3학년,1학년)들과 언제나 묵묵히 뒷바라지를 해주는 사랑스런 아내가 있기 때문이다. 올 한해는 몸이 약한 아내의 공부를 위해 집안 살림까지 손수 해결해주는 정이 많은 사람이다. 집에서 물도 안 떠다 먹는 보통 남자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살림솜씨도 남달라 여자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올해는 그가 좀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둥글둥글 행복이 늘어나 눈사람처럼/김보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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