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으면 조선이 일제로부터 해방되는 날에 제삿날을 정하고 죽어서도 독립의 기쁨을 맛볼 수 있게 해 달라".
구한말 임실출신 항일투사인 정재 이석용 의병장이 일제로부터 사형을 언도 받은 후 자신의 후손들에 남긴 유언이 최근 소충제례위원회 관계자에 의해 밝혀졌다.
정재는 일제의 을사5조약에 크게 격분해 1906년 임실군 성수면에서 호남창의동맹단이라는 의병조직을 구축, 일제에 항거해 순국한 인물.
하지만 소충제가 사선문화제와 통·폐합, 운영되면서 정재의 이미지가 크게 퇴색됐다는 소충제례위원회의 지적이 지난해부터 제기되면서 정재의 제례행사 문제가 불거졌다.
소충제례위 최영기 위원장(74)은 "소충제가 사선문화제에 통합, 흡수되면서 정재의 애국애족 정신이 말살됐다"고 주장했다.
예산의 배분율과 중요성 인식에서 소충제가 사선문화제의 그늘에 가려졌다는 지적과 함께 예전처럼 행사를 분리해서 치르겠다고 유족측과 제례위가 으름장을 놨기 때문이다.
상황이 발생하자, 양영두 위원장은 민주당 정세균 의장의 도움을 얻어 최근 국가 보훈처와 김완주 지사를 방문해 소충제 지원을 약속받고 소충제례위에 도단위 행사로의 격상안을 제안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재의 유족들은'7월 7일의 제례일을 변경할 수는 없다'고 맞섰으나 당시 김학성 성수면장과 제례위 등의 끈질긴 설득에 힘입어 최근 군민의 날(10월 9일)에 맞춰 일정을 조정했다.
양위원장은"정재의 나라사랑 정신을 크게 인식, 올해부터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이벤트를 마련해 확대 지원될 계획"이라고 밝혀 소충제례 행사가 재조명될 전망이다.
성수출신 재부산호남향우회 정인옥 회장은"잊혀지는 선열들의 거룩한 정신을 전승키 위해 의병들의 활약상이 반드시 국가적 차원으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전북일보 박정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