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의 민주화와 남북화해협력에 일생을 바친 큰 별이 지셨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우선 슬픔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회사원 박규태(41) 씨는 "며칠 전 뉴스에서 김 전 대통령의 건강이 염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들었는데 갑자기 돌아가셔 안타깝다"며 "지난달 13일 입원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금방 일어나시리라 기대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시민들은 파란만장했던 한국 정치의 한 가운데서 민주주의 정착에 헌신한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주부 김애경(54) 씨는 "역사의 산 증인이셨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돌아가신 지 얼마 안 돼 김 전 대통령까지 서거하시다니… 민주화에 헌신한 분들이 다들 떠나셔서 애석하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정세영(28) 씨 역시 "군부독재시절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기면서도 뜻을 굽히지 않고 시련을 이겨낸 분"이라며 "'인동초'라는 별명도 그 때문에 붙여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또 제15대 대통령 재임 시절 역사적인 6.15 남북공동선언으로 남북관계 진전을 이끌어낸 업적을 다시 한 번 기억하는 모습이었다.
회사원 장병표(42) 씨는 "막판으로 치닫기만 하던 남북관계를 평화적인 방식으로 진전시켜 노벨평화상을 받으신 분 아니냐"며 "요즘처럼 남북관계가 경색됐을 때 하실 역할이 많을 텐데 큰 손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회사원 김희수(32) 씨는 "김 전 대통령이라면 북을 상대로 좀 더 민주적이고 효과적으로 대화를 이끌어나갈 수 있었을 것"이라며 "훌륭한 지도자셨다"고 말했다.
서거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역시 포털사이트를 통해 애도를 표시했다.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에는 검은 리본과 함께 고인의 명복을 비는 애도의 글들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