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이태현(수필가.임실군애향운동본부장) |
ⓒ (주)임실뉴스 |
|
그간 군수님이 강추위 무더위와 싸움을 시작한지가 벌써 두 번이이나 지나가고 한 거울이 다시 돌아오는데 건강은 어떠신지요. 법과의 싸움보다 더 힘드시지는 않으신지 걱정입니다. 나이도 연로하신 칠순이기에 더 그러네요.
임기 6년 동안 3년이란 세월을 영어의 몸이 되셨으니 얼마나 피가 끌다 못해 복통이 치밀어 오르고 계십니까. 그간 면회는 두 번을 갔었고 얼마 안 되지만 용돈도 좀 넣어 드렸는데 죄송합니다. 넉넉했다면 거금이라도 넣어 줬어야 하는데 놀고먹는 신세라서 애경사비 정도로 인사치례만 했습니다.
하지만 면회 말고도 법정에 서 계시는 모습이라도 보면서 잘되기를 기도하며 재판과정을 수차례 아니 거의 방청한 후 눈도장만 찍고 왔는데 영 기분이 좋지가 안데요. 갈 때의 기분과 법정 뒷문으로 사라진 후 돌아온 저희 일행들의 처지가 말입니다.
갈수록 수척하고 백발의 모습이 영 그렇더라고요. 빠른 길이 없을까요? 어떤 가수와 시인의 노랫말처럼 돈이나 명예와 벼슬도 싫으니 빨리 가정으로 돌아가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 그리고 토끼 같은 손자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재판관님에게 사직서를 들고 가 하소연 한번 해 보심이 어떨까요.
저도 요즘은 4명의 손자들에 푹 빠져서 하루가 짧답니다. 하루만 안 봐도 보고 싶고 말입니다. 이 더위에 500원짜리 아이스크림 한 개씩만 사주면 우리 할아버지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내 보입니다. 어쩌면 이것이 인생사는 맛이더라고요.
설상가상으로 무혐으로 돌아와 직무에 들어간들 유권자나 주민들이 어떻게 받아 드리겠습니까. 명예를 회복한다면 본인으로써는 참으로 더 없는 영광이고 임실군민들의 바램이며 자존심의 회복입니다.
그러나 법관들이 3년이란 긴 세월을 군민들의 손으로 뽑아준 군수를 이유 없이 가둬 뒀겠느냐는 주민들의 일반적인 해석과 주장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도 군수님은 쪽방에서 죽게 고생하고 있지만 당신의 주변에서 더부살이 하고 있는 몇 사람들은 호의호식 하고 있습니다. 인사나 사업에도 관여하면서 큰소리 치고 있는 것이 더 속상하고 군수님이 더 안타깝고 불쌍하다는 말입니다.
또한 최근에는 인사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해 군 의장에서 부터 과장과 직원, 심지어 일용직까지 법정에 서야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경찰조사 후 기자회견까지 마치고 검찰로 넘겼으니 우리 가정으로 말하면 부부가 함께 법정에 선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지방자치가 시작된 이래 우리나라에서 처음 있는 일이랍니다. 소문과 보도에 의하면 그 사건도 군수님과 일부는 연류 됐다고 하니 첩첩산중입니다. 군수님 주변에서 잘된 사람보다 못된 사람이 갈수록 더 많아 집니다.
게다가 군수님이 안계시기 때문에 공약사업도 겨우 36%밖에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치즈클러스터 사업과 35사단 문제도 답보 상태에 있어서 도내에서도 가장 어려운 군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또 아우성입니다. 임실이 고향이라고 말하기가 싫다고들 합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은 군수님이 안겨서도 운전기사며 비서실장, 부속실 여직원들은 아무런 할 일도 없이 자리만 지키고 있으면서 군비를 축내고 있으니 다른 직을 줘서라도 명석한 젊은 두뇌들을 고향 발전을 위해 바쁘게 뛰도록 해야 할 것 아니냐는 주장입니다.
인생이 뭡니까. 나이가 들면 주위사람들과 골프는 즐기지 못할망정 요즘 흔한 게이트볼이며 바둑 등의 취미 생활을 즐긴 후 시장에 나가 막걸리 잔을 비우며 자유롭게 덕담도 나눈 재미도 솔솔 합디다. 정치 잘못 한사람은 안보이니까 속 시원하게 욕 지껄도 해보고 말입니다.
군수님 ! 예전처럼 아침운동 중 운동기구에 매달려 덕담도 나누며 살고 싶지 않으십니까?
군수님은 군수를 그만 두셔도 영원한 우리들의 군수님 이십니다. 이 편지가 전달돼 마음의 변화를 일으켜 영어의 몸에서 하루빨리 풀려나 고향의 선배로 선뜻 나타나시길 기원하면서 이만 줄입니다.
혹시나 마음을 상하게 하셨다면 다음에 만나면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 앞에서 뺨이라도 한 대 때려 주십시오. 달게 받겠습니다. 아무쪼록 건강이 우선입니다. 건강 지키면서 하루하루가 편안한 생활이 되십시오.
입추 날에 거나하게 취한 고향의 사랑하는 후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