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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임순남 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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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순남뉴스 = (데스크 칼럼) 순창군이 방역초소에서 근무한 기간제 근로자의 임금 일부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의혹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근로자는 순창군을 상대로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에 진정을 제기한 데 이어 민사소송까지 진행하고 있다. 특히 순창군의 임금 지급 약속과 노동부 전주지청의 체불임금 확인서 발급, 이후 내려진 혐의없음 처분이 서로 엇갈리면서 그 배경과 판단 근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진정인 안모 씨는 2025년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간 방역초소에서 근무하며 월 180만~220만 원 상당의 급여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정해진 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했고 각종 수당도 받지 못했다며 같은 해 9월 29일 순창군에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순창군은 이틀 뒤인 10월 1일, 미지급 임금을 2025년 9월분 급여에 반영해 지급하겠다고 회신하였다. 하지만 근로자 측은 이후에도 해당 금액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행정기관이 문서로 임금 지급 의사를 밝혔음에도 실제 지급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그 이유와 책임 소재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안 씨는 체불임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사건 처리 과정에 이의를 제기했고, 전주지청의 재진정 요청에 따라 다시 진정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임금 체불 논란은 해소되지 않았고, 결국 순창군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순창군 농업기술센터는 미지급 임금이 없다는 태도다. 그 근거로 노동부 전주지청이 통보한 혐의없음 처분을 들고 있다. 노동부가 법 위반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으므로 임금 체불에 대한 책임도 없다는 취지다. 그러나 노동관계법 위반 혐의가 인정되지 않았다는 사실과 민사상 임금 지급 의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노동부의 사건 종결만으로 근로자가 주장하는 모든 임금채권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근로시간과 휴식시간, 임금 약정, 각종 수당의 지급 요건 등을 따져 임금 지급 의무가 있는지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그렇다면 노동부 전주지청의 판단은 어떤 과정을 거쳐 내려졌을까.
진정인 측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전주지청은 2026년 4월 1일 순창군의 체불임금액을 418만 7,690원으로 기재한 소송용 확인서를 안 씨 등 2명에게 발급했다. 그런데 같은 달 26일에는 순창군에 혐의없음을 통보하고, 진정인들에게도 법 위반사항이 없다는 취지로 사건 종결을 통보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경위가 사실이라면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체불임금액을 명시한 확인서는 어떤 자료와 판단을 근거로 발급됐으며, 이후 혐의없음 처분은 무엇을 근거로 내려졌는가. 두 문서의 목적과 법적 효력이 서로 다르다면 그 차이는 무엇인가. 조사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확인된 것인지, 아니면 최초 판단을 변경할 만한 사정이 있었는지 설명이 필요하다.
물론 확인서 발급과 혐의없음 처분이 서로 다른 목적과 기준에 따른 것일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두 문서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노동부가 위법하게 처분했다거나 공문서를 위작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두 문서에 담긴 내용과 판단 근거가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설명되지 않는다면 행정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둘러싼 의문은 해소되기 어렵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 사건이 개별 근로자의 임금 문제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다.
진정인 측은 방역초소 근무자들의 임금과 수당 지급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만약 유사한 근무 형태에서 여러 근로자에게 동일한 임금 산정 문제가 반복됐다면, 이는 개인 간 분쟁을 넘어 사업 전반의 근로조건과 예산 집행의 적정성을 살펴봐야 할 사안이다.
다만 특정 근로자의 체불임금액을 전체 근로자 수와 여러 해의 근무기간에 단순히 곱해 수억 원대 또는 십수억 원대의 체불이 있었다고 추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실제 근무 인원과 근무기간, 임금 지급 기준, 체불 여부를 연도별로 확인해야 전체 규모를 산출할 수 있다.
특히 해당 사업에 국·도비가 투입됐다면 예산 편성액과 실제 집행액, 근로자별 임금 지급 내역, 미집행액의 처리 방식 등을 대조할 필요가 있다. 지급하지 않은 임금이 예산상 어떻게 처리됐는지, 임금 산정과 지급 과정에 오류가 있었는지, 관련 회계자료가 이를 뒷받침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는 의혹을 부풀리기 위한 추정이 아니라 공적 예산의 집행 과정을 검증하기 위한 기본 절차다.
노동부 전주지청의 사건 처리 과정 역시 면밀한 확인이 필요하다.
진정인 측은 조사와 처분 과정에서 자신의 권리가 침해됐으며, 같은 사건에 관해 양측에 전달된 통보 내용에도 차이가 있다. 또 실제 사용자 측에 대한 조사 대신 권한을 위임받은 공무원이 조사를 받았다고 확인한 바도 있다. 이러한 주장이 사실이라면 전주지청은 누가 어떤 자격으로 조사를 받았는지, 사용자 측의 임금 지급 책임을 어떤 자료로 확인했는지, 당사자별 통보 내용에 차이가 발생한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해야 한다.
진정인의 이의 제기와 재진정 절차가 관련 법령에 따라 적절하게 안내되고 처리됐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만 조사 대상과 처분 절차의 적법성은 실제 조사기록과 적용 법령을 토대로 판단해야 한다. 권한을 위임받은 공무원을 조사했다는 사실만으로 처분이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단정할 수 없으나, 처분문서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공문서 위작 혐의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지만 그렇다고 절차에 대한 의문을 가볍게 넘길 일도 아니다. 조사 대상과 판단 근거, 당사자별 통보 내용이 적절했는지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문제가 확인된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순창군은 주민을 위해 존재하는 지방정부이며, 고용노동부는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노동관계법의 준수를 감독하는 기관이다. 행정기관이 사회적 약자인 기간제 근로자의 임금 문제를 다루면서 명확한 설명과 책임 있는 조치를 내놓지 못한다면 행정에 대한 신뢰는 흔들릴 수밖에 없고, 나아가 존재 이유도 없는 것이다.
임금은 근로자가 제공한 노동의 정당한 대가다. 지급해야 할 임금이 있다면 지급해야 하고, 체불이 없다고 판단했다면 그 근거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노동부 역시 혐의없음이라는 결론을 통보하는 데 그치지 말고, 체불임금 확인서가 발급된 경위와 이후 판단의 근거를 당사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서로의 주장만 되풀이하는 일이 아니다. 순창군은 근로계약서와 근무일지, 휴식시간 기록, 급여명세서, 수당 산정 내역과 회계자료를 통해 임금 지급의 적정성을 밝혀야 한다. 노동부 전주지청은 확인서 발급과 사건 종결에 이르는 판단 근거 및 조사 절차를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잘못이 확인되면 바로잡고, 법령 위반이 확인되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 반대로 위법 사실이 없다면 객관적인 자료로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 그것이 주민과 근로자를 위해 존재하는 행정기관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