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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순창군, 391억 ‘농촌용수개발사업’ 왜 하나?…순창군과 의회는 답 해야

김승민 기자 입력 2026.10.06 15:18 수정 2026.10.06 15:28

사진출처 - 임순남 뉴스

임순남 뉴스 = (데스크 칼럼) 순창군이 최근 390억 원을 투입하여 ‘농촌 생활 용수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5,000톤 규모를 9,000톤으로 확대하여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물 부족에 대응하겠다는 목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주민들이 체감하거나 지표상으로 나타나는 물 부족 현상이 없으며, 향후 급격한 인구 증가를 뒷받침할 정책적 요인도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데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만 놓고 보면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지방자치단체가 장래의 물 수요를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상수도 시설을 확충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다. 문제는 391억 원이라는 막대한 혈세를 투입할 만큼 긴급하고 불가피한 사업인지에 대한 설명이 충분했느냐는 것이다.

장래에 물 수요가 많이 증가할 것이라면 그 근거가 되는 인구전망, 개발계획, 신규 수요처, 산업·관광시설 등의 구체적인 자료를 군민에게 공개해야 한다. ‘향후 물 부족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는 설명만으로 391억 원의 투자를 정당화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391억 원이 필요한 이유를 숫자로 설명해야 한다.

그렇다면 순창군이 운영하는 정수장이 있을까? 적성정수장이 존재는 한다는 순창군의 주장이다. 순창군은 섬진강 수계를 활용해 적성면과 동계면, 순창읍 일부 지역 등에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체계를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적성정수장은 현재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가. 취수량은 얼마인가. 정수처리량은 얼마인가. 연간 운영비는 얼마이고 정수장 운영에 필요한 전기료·약품비·시설유지비·인건비 등은 어느 예산 항목에서 지출되고 있는가. 그리고 최근 5년간 실제 취수·정수·공급 실적은 얼마인지 본지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대목은 바로 이 부분이다.

순창군이 공개한 2024년도 예산서에서 확인되는 ‘소규모수도시설 안정적 운영’ 관련 예산은 968,478천 원 규모다. 그러나 소규모수도시설은 일반적으로 지방 상수도와 별도로 관리되는 간이상수도 등의 시설을 의미한다. 따라서 적성정수장이 실제로 지방 상수도 정수시설로 운영되고 있다면, 그 시설의 운영비와 유지관리비가 어느 예산 항목에 어떻게 반영돼 있는지 군민에게 명확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왜? 광역 상수도가 있는데 순창군은 적성정수장을 운영한다는 이유로 ‘농촌 생활 용수개발사업’을 하는 것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군민이 물 부족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면 광역 상수도를 추가로 공급받는 방법과 자체적으로 정수시설을 확대하는 방법 가운데 어느 쪽이 경제적이고 효율적인지 비교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 자체 개발사업이 광역 상수도 추가 공급보다 경제성이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면 그 경제성 분석 자료를 공개하면 된다. 주민은 주권자로서 알 권리가 있다. 왜 이 사업을 선택했는지를 객관적인 자료로 설명해야 한다.

자체 수입으로 공무원 임금도 줄 수 없을 정도로 재정자립이 취약한 순창군이 무슨 돈으로 391억 원을 투입하여 부족하지도, 향후 부족할 만한 이유가 없음에도 ‘농촌 생활용수’를 개발하겠다고 나서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이 사업에는 국비가 지원되지 않는다. 군비 70%인 273억 원과 도비 30%인 117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지방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순창군은 자체 재원만으로 모든 행정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재정 여건과 주민들이 각종 생활민원을 제기할 때마다 ‘예산이 없다’라는 답변을 듣는 상황에서 391억 원을 투입하는 대형사업을 군민이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더욱이 이 사업이 이미 2025년에 발주될 정도로 중요한 사업이라면,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순창 군정의 주요 성과 또는 공약으로 적극적으로 설명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1억 원 규모의 사업도 군정 성과로 홍보하는 지방자치단체가 391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생활용수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를 군민에게 얼마나 적극적으로 알렸는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모든 행정사업을 선거 공약으로 제시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군민의 생활과 직결되고 수백억 원의 지방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이라면 그 추진 배경과 필요성, 재원, 기대효과를 충분히 알리는 것이 오히려 정상적인 행정의 모습이다. 이 대형사업을 숨겨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주민의 대의기관인 순창군 의회 또한 자유롭지 않다. 391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심의·의결한 순창군의회 역시 주민들에게 설명할 책임이 있다. 의회는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무엇을 검토했지, 사업의 필요성을 입증할 수요예측 자료를 확인했는지, 광역 상수도 추가 공급과 비교했지, 경제성 분석은 있었는지, 기존 정수시설의 활용 가능성은 검토했는지, 향후 인구와 물 수요 전망은 어떻게 산출됐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군비 273억 원을 투입할 만큼 우선순위가 높은 사업이라고 판단한 근거는 무엇인지, 군민의 대의기관이라면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순창군은 답해야 한다.
어느 지역에서 실제로 물 부족 민원이 제기됐는지, 최근 5년간 순창군의 생활용수 공급량과 최대 공급량은 얼마인지, 5,000톤에서 9,000톤으로 확대해야 하는 정확한 근거는 무엇인지, 향후 물 수요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 근거는 무엇인지, 적성정수장은 현재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운영되고 있다면 취수량과 정수량은 얼마인지, 연간 운영비는 얼마인지, 광역 상수도와 비교한 공급원가 분석은 있었는지, 왜 391억 원을 투입하는 사업에 국비가 지원되지 않는지, 주민설명회와 의견수렴은 충분히 이뤄졌는지에 대해 답해야 한다.

지방자치의 핵심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주민의 돈을 어디에, 왜, 얼마나 쓰는지를 주민에게 설명하는 것이다.
순창군과 순창군의회는 이제 말이 아니라 자료와 숫자로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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